나라사랑은 우리말부터.


제발 우리말 교육 좀 제대로 합시다.

南無님의 이글루스에서 트랙백.


여기와서 특히 많이 느꼈던 것은 "한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은 몇 없다." 라는 것이었다. 특히 맞춤법 부분에서는 정말로 미흡한 사람들이 많았다. 메신저를 하면서, 친구들이랑 대화하면서 많이 느꼈던 점은 사소한 맞춤법이지만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특히 제일 많이 틀렸던 부분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 모든 사람들이 다 "틀려, 틀려" 라고만 말하지 "그것과 이것은 달라." 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었다. "틀리다"는 수학문제의 답이 틀렸다. 할 때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서 빗나갔다, 라는 뜻이고 "다르다"는 너와 내가 다르다. 즉 이것과 저것은 정해진 답이 없이 그저 서로 다른 형태나 성상을 띄고 있다, 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많이 쓰는 말이 "에이~ 이거랑 저거는 완전히 틀리지." 였는데, 몇 번 지적하고 고쳐줘도 20여년간 입에 익은 오류는 잘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 밖에 "~던", "~든"도 꽤 많이 보이는 오류중 하나고, 그리고 메신저에서 제일 많이 보이는 오류는 "않좋다." 였다.


나는 한글만큼 배우기 쉬운 글은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와서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들이 한글, 한국어에 관심을 보일 때마다 배우기를 적극 권장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합하여 표기하기 때문에 얼핏 보면 매우 생소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배우기만 하면 하루안에도 깨우칠 수 있는 정말 정말 쉬운 글이다. 내가 다녔던 학교의 교사중 일부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 경험이 있는 교사였고, 그들 중 전부가 한글을 쓰고 읽을 줄 알았다. 그 중에는 일본에서 원어민 교사 경험이 있는 자들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들은 가나를 쓰고 읽을 줄 몰랐다. 그들에게 어떻게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냐고 물었더니 한글만큼 쉬운 언어는 없다면서 비록 무슨 뜻인지는 모를지언정 쓰여있는 한글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한글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도 익힐 수 있다면서. 그는 일본에서 4년, 그리고 한국에서는 불과 6개월 밖에 살지 않았지만, 한글이 더 친숙하다고 말했다.


하루는 일본인 친구 한 명과 한국인 친구 한 명이 나에게 와서 작은 통역(이랄 것도 없지만)을 부탁했다. 자신들끼리 대화를 하다 한국인 친구가 "그냥" 이라는 말을 썼는데, 일본인 친구가 그 단어의 뜻을 묻자 한국인 친구는 선뜻 영어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둘이 영어로 한참 얘기하다 나에게 와서 "저 친구에게 "그냥"의 뜻을 설명해줘."라고 했다. 내가 간단하게 답하자 일본인 친구는 무릎을 탁 치며 "그렇구나!" 라고 답했고, 그 답을 본 한국인 친구는 "그래서 역시 한국어는 어려워," 라고 말했다. 엥? 한국어가 어렵다고? 그래서 나는 "그건 한국어가 어려운게 아니라 니 어휘력이 딸리는거야."라고 답했고, 그 친구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하루는 수업시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우리 반에는 한국인은 나를 포함하여 총 3명이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작은 토론이 펼쳐졌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본인의 모국어가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던졌고, 다른 한국 학생은 "어렵다." 그리고 나는 "쉽다." 라고 대답했다. 교사가 이유를 묻자, 다른 한 명의 한국인 학생이 이렇게 답했다. "본인이 중국에 거주할 때, 봉사활동으로 중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쳐줬었는데 그 때 가르치면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예를 들면 (노란색 펜을 꺼내들며) 이 색은 영어로는 단지 'yellow'이지만, 한국어로 하자면 노랗다, 노르스름하다, 누렇다, 노르스레하다... 등등 많은 표현이 있다." 라고 말했다. 나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그것은 한국인들이 한글이 어렵다고 할 적마다 제일 많이 대는 핑계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어의 쉬움, 어려움과 상관 없이 단지 어휘의 양의 차이일 뿐이다. 어휘의 양으로 언어가 어렵다, 쉽다라고 판가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비록 어휘의 양은 많을지언정, 결국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고 답했다. 그 학생은 당황하며 "그래도 어쨌든 한글은 어렵다." 라고 답했고, 나는 이어서 "그건 한글이 어려운게 아니라 당신이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법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가르쳤기 때문이다." 라고 반박했다. 과열양상을 보이자 교사는 그쯤에서 토론을 중단했다. 


한국인들은 힌국어를 영어로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했을 때, "이래서 한국어는 어려워."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어려운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알기 때문에 영어 따위는... 솔직히 니네가 강대국이니까 우리가 영어를 배우지 원래 한국어가 더욱 고귀하고 어려운 언어다!" 라고 스스로를 자위한다. 외국인이 한글에 관심을 보이면 "한글은 너무너무너무 어렵기 때문에 너희들(따위가) 함부로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아니야." 라고 말해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막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우월감에 빠진다.


나는 솔직히 일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의 행동력과 약삭빠름에는 감탄을 표한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대학 부설의 어학당으로, 매년 일본, 중국, 한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온다. 사실 그 수는 일본보다는 한국이 좀 더 많은 편이지만, 결속력을 따지자면 그들이 한 수 위이다. 그들은 그 대학에 다니는 적은 수의 일본 학생들과 결속하여 대학본부에 건의, 일본어 클래스를 개설했다. 자매대학교중에 "북해도 교육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교대로 일일교사를 맡고 있고, 많은 일본 학생들이 봉사로 캐나다인 학생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일본어 교실에, 한 일본인 친구의 초대로 한 번 가 보았다. 학생들은 젊은 여성들이 많았고, 그들은 일본의 젊은 아이돌 (쟈니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자가 대부분이었다. 내 친구가 내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자 그들이 몰려들었고, 일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깨비깨비"를 부르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부분에서 급 당황했다;) "그 노래를 어떻게 아느냐?" 라고 묻자, "TV에서 봤어요- 나 슈퍼주니어 좋아해요. 김희철 귀여워요!" 라고 말했다. 한글도 배우고 싶은데 마땅히 배울 곳이 없다고 말하는 그들 앞에서, 한 없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한국 영상에는 마땅한 영어자막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그냥 내용도 모르면서 화면만 본다고 한다. 그 노래도 몇 십 번 돌려본 끝에 그냥 들리는 대로 외웠다고 한다. 그 밖에 일본인들은 학교 행사가 있을 때 마다 꼭 참석해서 자신들의 전통악기 연주나 무대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영어를 배우러 와서 반대로 자신들의 문화 전파에도 힘쓰는 것이다.


이 곳에 와있는 학생들 중에서는, 영어만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영어만 잘하면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고, 영어만 잘하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으로 잘 풀릴것이다, 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영어란 건, 잘만쓰면 정말 유용한 "도구"이다. 내가 모든 것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영어는 그와 함께 빛을 발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단지 엉어만을 잘 할때, 정말 취업이 가능할까? 내가 사장이라도 일 못하고 영어만 잘하는 놈 보다는 일 잘하고 영어만 못하는 놈을 뽑겠다. 영어는 도구로써의 활용가치가 있을 뿐,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참 쓰다보니 삼천포로 빠진 것 같은데...
그래서 결론은 어쨌든"모국어부터 제대로 하자!"





by SARA☆ | 2008/08/27 00:16 | 세상을 보는 눈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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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탁상 at 2008/08/27 00:21
글 쓰면서 많이 배우는 중이긴한데 틀린걸 알면서도 쓰고 있어서 좀...아이러니한 -.-
Commented by SARA☆ at 2008/08/27 12:16
틀린 걸 알면 고쳐아지! 나도 입에 익었던 것도 자꾸 고치려고 하구,
정확한 뜻을 모르는 단어는 꼭 국어사전을 찾아보고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 ^^
Commented by 발라 at 2008/08/27 00:34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요즘은 그런게 많이 부족한 듯.
Commented by SARA☆ at 2008/08/27 12:17
맞아요. 요즘 같은 시대엔 특히 더 그런 듯. 너도 나도 영어 영어.
Commented by RedBang at 2009/07/17 04:46
제가 어학연수 할때 느꼇던 건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이 쓰는언어가 어렵다는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더군요. 한글이 쉽다라고 말하면 기분 나빠하고 어렵다고 설명을 해야 직성이 풀리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 훌륭하고 어려운(?) 한글을 쓰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그런데 원래 나랏 말싸미 듕국에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해서 모두 쉽게 쓰려고 만든게 한글이었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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